괴테 시집 : 문예세계문학선 120
화가를 꿈꾼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 그의 서정시를 그림과 함께 만나다! 뛰어난 소설가이자 시인, 정치가 등 다방면으로 명성을 떨친 괴테가 화가가 되려고 로마에서 화가들과 장기간 함께 생활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괴테 시집》은 그의 아름다운 서정시 151편과, 사람은 많이 쓰기보다 많이 그려야 한다 며 그림을 통해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다고 믿었던 괴테의 그림을 국내 최초로 함께 수록한 시집이다. 또한 이 시집은 독문학을 전공한 송영택 시인이 원문의 맛은 살리되, 순우리말 단어를 이용해 괴테 특유의 서정미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번역을 해 한국 독자들이 괴테 시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이 시집은 시인이라는 데에 긍지를 느끼던 괴테의 서정시를 시기와 주제에 따라 총 5부로 구성했으며, 슈베르트와 모차르트가 괴테의 시를 가사로 만들어 작곡한 것으로 유명한 〈달에게〉와 〈오랑캐꽃〉뿐 아니라 《빌헬름 마이스터》와 《파우스트》의 등장인물들을 모티브로 쓴 작품, 이탈리아 여행, 그리고 페르시아의 대시인에게서 영감을 얻어 쓴 시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키켈한이라는 산장 벽에 젊은 시절 적어둔 시를 괴테가 마지막 생일날 다시 찾아가 읽으며 눈물지었다는 일화로 유명한 〈나그네의 밤 노래〉와 샤를로테 부프, 릴리 셰네만 등 사랑하는 여인을 생각하며 쓴 시 등이 담겨 있어, 그의 작품과 삶을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기와 주제에 따라 나눈 《괴테 시집》 독일 제1국영방송인 ‘ARD’는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탄생 250주년을 축하하며 50년 동안의 전통을 깨고 정오 뉴스 대신 괴테의 시 구절을 3분 동안 낭송했다. 독일인들이 괴테와 그의 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괴테 시집》은 이런 괴테의 서정시를 시기와 주제에 따라 다음과 같이 총 5부로 구성했다. Ⅰ. 젊은 날의 시 희곡과 소설의 즐비한 명작들로 절대적인 명성을 얻은 괴테지만, 그의 문학적 특성은 아무래도 서정시에 있다. 괴테는 스스로도 시인이라는 데에 긍지를 느꼈다. 젊은 날의 시가 주로 씌어졌던 프랑크푸르트 시절, 그의 서정시의 원천이 된 것은 릴리 셰네만과의 사랑이었다. 〈호수 위에서〉, 〈새로운 사랑, 새로운 삶〉, 〈벨린데에게〉, 〈릴리에게〉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오랑캐꽃〉 같은 발라드는 모차르트가 작곡해서 특히 유명한데, 이 장르에서는 만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걸작을 남겼다. Ⅱ. 초기 바이마르 시절의 시 바이마르 공국의 군주 칼 아우구스트 대공의 간청으로 정부의 요직을 맡게 되면서 괴테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바이마르에 눌러앉게 된다. 60년 가까운 이 바이마르 시절 초기에 그의 시뿐만 아니라 삶의 길라잡이 역할을 한 것은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이다. 일곱 살 연상인 그녀와의 사랑을 뜨겁게 노래한 서정시인 〈쉴 사이 없는 사랑〉이나 〈달에게〉는 그때까지의 작품과는 달리 표현이 섬세해지고, 동시에 깊이가 생기고 있다. 한편 〈물 위의 영혼의 노래〉, 〈신성〉과 같은 사상적으로 숭고한 작품도 쓰고 있다. 특히, 이 시기의 〈외롭게 사는 사람은〉, 〈눈물과 함께 빵을〉,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그대는 아는가〉 등은 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에 삽입된, 의미 깊은 절창들이다. Ⅲ. 이탈리아 여행 이후의 시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건축, 회화, 조각 등 고대 조형예술에 커다란 감명을 받게 되었고, 그것은 그의 고전주의적 세계를 형성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또 시의 스타일도 다양해지는데, 귀국 후에 쓴, 스케일이 큰 〈로마의 비가〉 20편도 그중 하나이다. 반면에 〈찾아낸 꽃〉같이 목가적인 예쁜 서정시도 보인다. 그리고 실러와 경쟁적으로 썼던 발라드에도 다수의 명작을 남기고 있다. Ⅳ. 만년의 시 60대 중반을 지나면서 괴테는 자신의 지혜를 담은 격언풍의, 그리고 경구풍의 짤막한 시를 많이 쓰고 있는데, 여전히 대중에게 인기 있는 괴테의 명언들도 이 시기의 시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삶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한밤중에〉, 〈이른 아침, 옅은 안개 속에서〉와 같은 긍정적인 훈훈한 명작도 절제된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Ⅴ. 서동 시집 ‘서방 시인이 쓴 동방의 시’라는 부제목과 함께 1819년에 출판된 《서동 시집》은 괴테가 14세기 페르시아의 대시인 하피스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쓴 시집이다. 내용이 풍부하고, 표현이 다양한 의미 깊은 작품이다. 1816년 2월에는 이 시집의 출판을 예고하는 아래와 같은 글을 신문에 발표했다. “시인은 자신을 한 사람의 나그네로 비유하고 있다. 그는 어느새 동양에 도착한다. 이 지방의 풍습, 습관, 사상, 종교상의 정서 및 견해에 기쁨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슬람교도가 아닐까라는 의심마저 지울 수 없다.” 이 말은 《서동 시집》의 성격을 잘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은 시인, 하피스, 사랑, 파르시교도, 줄라이카, 티무르, 비유, 천국 등의 열두 편으로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특히 주요한 주제는 ‘시’와 ‘사랑’이다. 따라서 ‘시인 편’, ‘사랑 편’, ‘줄라이카 편’이 아무래도 무게를 가지게 되며, 또 대중성 있는 소재 때문에 비교적 접근하기도 쉽다. 정신적 자유와 사랑을 추구한 인간, 괴테를 만나다 괴테는 내면의 정열을 주체하지 못해 서서 시를 쓸 정도로 시 창작에 몰두하였으며, 아홉 살부터 여든세 살로 생을 마감하던 해까지 줄곧 그림을 그리며 총 열 권의 화집을 출간하기도 한 열정적인 예술가였다. 《괴테 시집》에는 이런 괴테의 자기 체험의 고백이자 추억이며 스스로에 대한 비판이 담긴 시와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담았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고즈넉한 운치를 풍기는 (괴테가 즐겨 그렸던) 달 그림뿐 아니라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정경,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모습 등 괴테가 관찰한 세상의 모습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평생 정신적인 자유와 인간적인 사랑을 추구했던 인간으로서 괴테가 갖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 시집은, 시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괴테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모든 독일 작가들 중에서 괴테야말로 내가 깊이 빚졌다고 느끼는 작가다.”_헤르만 헤세 “단순함에서 훌륭한 내용으로 발전함에 있어 우리는 괴테를 뛰어넘을 수 없다.”_프리드리히 니체 “괴테, 그는 모순의 위대한 촉매자이며 극단적인 것을 수용하는 천재적인 중계자이다.”_토마스 만 “괴테, 고통 속의 위안.”_프란츠 카프카 “괴테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현자이다.”_토머스 칼라일